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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이렇다. 1주일 전, 이메일로 파티 초대장이 왔다. 모 PR회사의 창립 파티로 콘셉트는‘뻔뻔한 Fun Party.’달력에 일정을 적어 놓고 잊어버렸었는데, 파티 3일 전쯤 참석 확인 메일이 왔다. 파티 좌석 수는 300석인데 티켓을 600장 발행하는 콘서트처럼 대중에 파묻혀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 자리는 아니다. 온전히 나를 위한 자리, 음식, 그리고 또 다른 뭔가가 준비되는 것이다. 미리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야 나를 위한 준비를 성심껏 할 것이다. 그래서 클래식한 파티에서는 R.S.P(Response의 약자) 의사를 전화나 메일로 보내는 것이 예의. 혹시 파티를 위해 드레스라도 한 벌 샀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그건 그때그때 달라요’다. 초청장에 드레스코드가 언급되어 있으면 모를까, 아무 내용도 없다면 자유 의상이다. 그런데 아직도, 파티에 간다면 바닥에 질질 끌리는 칵테일 드레스라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까? 그렇다면 그건 크나큰 오산이다. 게다가 이번 파티는 매직 쇼와 칵테일 쇼, 그리고 웃음학 강사의 초청 강연을 준비했다고 하니, 내 마음대로 차려 입어도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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